2008년 02월 12일
유물론자가 하나님을 만나다
난 유물론자 였다.
80년대 후반에 대학을 입학했던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그랬듯이 나 또한 민주화의 열망에 화염병을 던지고 돌을 던졌다. 젊은이의 뜨거운 피로 외쳐대는 목청의 파음이 아니라 어느새 가슴 가득했던 사회와 역사속에서 책임을 다하려는 젊은이가 되어야 한다는 의지로 난 혁명을 부르짖으며 대중과 호흡하는 그런 유물론자가 되고자 했다.
유물론의 역사성, 사회성을 떠나서 구 소련, 중국, 북한 등 소위 공산주의사회에서 보여주었던 유물론과 마르크스, 레닌을 신격화 시킨 사실상 사이비 공산주의자들이 보인 반 인륜적, 반 사회적, 반 역사적 행태들은 유물론을 신앙처럼 여겼던 모든 유물론자들에게 피해갈 수 없는 질곡이 되었고 나역시 이러한 질곡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결국 군 입대와 함께 유물론자로서의 학생운동을 접게 되었다
하지만 유물론에 입각한 역사관, 사회관, 경제관은 크게 바뀌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정신활동의 최고 추상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종교 또는 신앙에 대해서 만큼은 단호하게 유물론적 입장을 취하게 되었다. 단편적으로 본다면 무신론이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내 삶은 유물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 30여년의 삶이 고비에 처해지고 도저히 해답을 찾지 못할 때, 유물론은 내게 아무런 솔루션을 주지 못했다 삶에 치이고 가족관계에 치이면서 고통스럽고 희망없는 삶을 살아갈 때 솔직한 심정으로 ... 누군가 나를 위로해 주고 나를 사랑해 주고 내가 온전히 나를 맡기며 의탁하고 싶은 사람이 필요할 때 예수님이 내게 그 어깨를 허락하셨다
내가 예수님을 만났는가?
내가 가진 오감을 가지고 말할 때 나는 아니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내 경험상 난 만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만난 대부분의 기독교 신앙을 가진 신자들과 얘기해 봤을 때 그들 조차도 자신이 가진 인간의 오감을 통해서 예수님을 만났다고 하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물론 간혹 봤다 들었다 만져봤다 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내가 아는 한 그 말의 대부분은 우리의 오감이라는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나 역시도 하나님을 예수님을 만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왜 나는 하나님을 만났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 답은 내 마음속에 하나님의 자리가 생겼고 그 하나님과 내가 대화하고 있으며 그 하나님께 내 모든 것을 내어 맡기는 의식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들을 때 이 말은 분명 설득력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난 그 분이 내안에 계심을 내 의식활동 전반에서 느끼고 있다
유물론적 입장에서 보면 분명 이러한 나의 의식속에 있는 하나님은 나의 삶과 의식활동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허상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기독교 신자들이 동일한 하나님을 믿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목사님들이 말씀처럼 혹은 악마, 사탄이라 불리는 악한 기운에 빠져서 그것이 하나님이라고 믿는 광신도, 이단들이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난 여전히 유물론적 관점에서 자연을 바라본다 어쩔 수 없는 사고의 단편들이 남아있고 난 굳이 그걸 바꿀려고 하지도 않는다. 난 단지 하나님과 얘기나누는 걸 좋아하고 그 분의 의지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며 그분의 은혜와 축복을 갈망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난 그분과의 관계에서 경험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더 시간이 흘러 더 많은 삶의 조각조각들이 모여지면서 난 아마도 심각한 유물론과 유심론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지금 그럴 여유가 없다. 단지 하나님의 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칠 뿐이다.
# by | 2008/02/12 07:11 | Life building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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